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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  옛날 제주섬이 처음 생성되었을 때였다.
    이 섬에는 설문대할망이라는 거인 노파가 살았다. 그는 체구가 매우 커서, 한라산을 베개삼아 누우면 다리가 제주 앞바다에 있는 관탈섬에 걸쳐질 정도였다. 또 백록담에 엉덩이를 걸치고 두 다리를 뻗으면 한쪽 다리는 위미리 앞 지귀섬에 닿았고, 한쪽 다리는 제주시 앞 관탈섬에 닿았다. 그 노파가 돌아앉으면 한쪽 다리는 제주 서쪽 산방산에, 한쪽 다리는 제주 동편 성산 일출봉에 걸쳐졌다.
    그는 자기 키가 이렇게 큰 것을 자랑삼아, 제주 섬 안에 있는 모든 물에 들어가 보았다. 용머리 용소가 깊다는 소문을 듣고는 그곳에 들어가 보았으나, 물이 겨우 발등에 찼다. 또한 서귀포시 서홍동 지경에 있는 홍리물이 깊다고 해서 들어가 보았더니, 겨우 무릎까지 왔다. 이렇게 그는 제주 섬 안에 있는 모든 물을 제 키로 재어 보았다.
    그런데 한라산에 있는 물장오리 물을 재려고 들어갔다가, 그만 빠져 죽고 말았다. 그 물은 밑이 뚫려 있었다.

    노파가 빨래를 할 때면, 빨래감을 관탈섬 앞바다에 놓고 한라산 백록담 상봉을 손으로 짚고 서서 빨래를 밟으면서 했다. 어떤 때는 소섬 앞바다에 빨래를 놓고 하기도 했다.
    제주시 한천이라는 내에 큰 구멍이 뚫어진 큰 바위가 있는데, 이것은 그 노파가 쓰고 다니던 감투모자라고 한다.
    성산읍 일출봉에는 많은 기암괴석들이 있다. 그 중에 솟은 바위 위에 다시 편편한 바위를 올려놓은 것같은 형상을 한 바위돌이 있는데, 이는 그 노파가 등잔불을 켜두었던 곳이다. 그래서 이 바위를 등결돌이라 한다.

    예전에는 구좌읍 우도가 따로 떨어져 있던 섬이 아니었다. 그런데 이 설문대할망이 하루는 한쪽 발을 성산읍 오조리 식산봉에 디디고 한쪽 발은 일출봉에 디디고 앉아 오줌을 쌌다. 그 오줌 줄기가 너무 힘이 세어서 땅이 패어지면서 강물처럼 흘러가게 되었다. 그바람에 오줌줄기가 흘렀던 곳으로 바다물이 들어와 우도가 섬으로 따로 떨어져 지나가게 되었다. 지금도 그 오줌 줄기가 흘러갔던 줄기를 따라 조류가 흘러가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.

    노파는 힘도 세었다.
    구좌읍 다랑쉬는 산봉우리가 움푹하게 패어져 있는데, 그것은 이 노파가 흙을 너무 많이 집어넣어 봉우리가 커지자, 한번 툭쳐 버려 그렇게 되었다.
    제주 여기저기에 있는 많은 오름들은, 그 노파가 치마자락에 흙을 담아 나를 때에 흘려버린 흙들이 쌓여서 된 것이다.

    이렇게 힘이 세고 체구가 큰 노파에게 큰 근심이 있었다. 너무나 체구가 컸기 때문에 옷을 제대로 지어 입을 수 없었는데, 그것이 이 노파에게는 큰 걱정이었다. 하루는 제주 사람들을 불러 청을 했다.
    “당신네가 내 속옷 한 벌만 만들어 주면, 내가 육지까지 다리를 놓아 주겠다.” 제주사람들은 섬으로 바다 한가운데 외따로 떨어져 있는 것이 여간 불편하지 않았다. 그래서 서로 의논을 하고서는, 이 노파의 청을 들어 주기로 했다.
    그러나 노파의 체구가 너무 크기 때문에, 그의 속옷 한벌 짓는 것이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. 적어도 속옷을 한 벌 지으려면 명주 1백통(1통은 50필)은 있어야 했다.
    그날부터 제주 사람들은 각자가 집에 있는 명주를 다 모으기 시작했다.
    온 섬 안 사람들이 갖고 있는 것을 다 모았다. 그러나 명주는 99통 밖에 되지 않았다. 노파도 옷을 지어줄 것을 기대해서 조금씩 다리를 놓기 시작했다. 그러나 결국 명주가 조금 모자라서 옷을 지어줄 수 없었다. 노파도 다리놓는 것을 중단해 버렸다.
    지금 조천과 신촌 앞바다에 그 노파가 다리 놓던 흔적으로 바다쪽으로 쭉 뻗어간 여가 있다고 한다.